
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합니다. 하지만 좋은 의도로 시작한 독서 교육이 오히려 아이를 책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? 이민주 육아 상담소의 이민주 전문가는 부모가 무심코 하는 다섯 가지 실수를 지적하며, 진정한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한 방법을 제시합니다. 오늘은 실제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과 함께 아이의 독서 습관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.
책 선택권을 존중하는 독서 환경 만들기
영유아기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보다 고르는 경험에 훨씬 더 즐거움을 느낍니다.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"이거 읽자", "이게 훨씬 더 도움 되는 책이야"라는 뉘앙스로 책 선택을 주도하게 됩니다. 아이가 늘 읽던 책, 좋아하는 주제의 비슷한 책들을 반복해서 보려고 할 때 부모는 다양한 책을 편식 없이 골고루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개입하게 되는 것입니다.
하지만 다섯 살에서 여섯 살, 일곱 살 유아기로 넘어가면서는 자기 관심 분야가 점점 더 뚜렷해지기도 하고 호불호도 분명해지기 때문에 되도록 책을 선택하는 주도권은 아이에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. 부모가 책 선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선택해 버리면 책을 보는 큰 재미를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.
실천 가능한 방법으로는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새로운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그 장소에서는 아이가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어주는 것입니다. 도서관이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. 또한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특별한 날이나 칭찬받을 만한 날, 특별히 어른들께 용돈을 받은 날은 서점에 가서 아이가 사고 싶은 책 딱 한 권만 고르게 하고, 엄마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을 고르더라도 스스로 계산대에서 계산까지 할 수 있도록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.
온라인으로 샀을 때 좀 더 저렴할 수 있고 당근에서 구매를 더 저렴하게 할 수도 있지만, 서점에서 다양한 책을 읽어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직접 골라 직접 계산까지 하고 집에 가지고 왔을 때 그 책에 대한 애착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. 이때 주의점은 딱 한 권만 고르는 것입니다. 그래야 그 책 한 권을 고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, 또 다른 책을 사지 못한 아쉬움, 책을 사는 소중함 이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아이들은 "엄마 나 다음에는 저 책 선택할 거야"라고 말하며 서점 가는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.
독서 환경과 권장도서 집착에서 벗어나기
도레미곰 전집을 안 보면 아이 창의력 발달이 저해되지 않을까? 안녕 마음아 전집을 드리지 않으면 아이 정서 발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? 책 육아를 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합니다. 누리 과정이나 교과 연계 도서 등 연령별 권장도서, 필독서가 많고, 어린이 서점에 가면 사장님이 이 스텝 먼저 보시고 다음 스텝으로 보셔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.
좋은 전집들 많고 또 권장도서나 필독서인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. 그렇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닙니다. 권장도서나 필독서 또는 유명한 전집이라고 해서 그 스텝을 꼭 거쳐야 한다는 집착이 생기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갑니다. 소전집이나 전집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결국 선택할 때 가장 큰 기준은 아이가 그 책에 대한 흥미가 있는지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.
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남들이 다 보는 책을 강요하게 된다면 결국 아이의 흥미, 관심사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. 권장도서는 참고 자료일 뿐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 주지는 못합니다. 물론 권장도서나 스테디셀러로 정말 오래오래 사랑받는 유명한 책들이 아이들이 대부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책이기는 합니다. 그런 책들을 노출하는 것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.
실천 방법으로는 또래 친구 집에 놀러 가거나 도서관에 가면 보통 유명한 책들이나 소전집, 전집이 많으니 "이 책 한번 읽어 줄까"라고 묻거나 슬쩍 아이에게 읽어 줬을 때 관심을 딱 가지는 책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. 또 읽어 달라 하거나 두 번째, 세 번째 책을 읽어 줘도 떠나지 않고 집중한다면 그 책을 고려해 보면 됩니다. 과도한 간섭도 피해야 합니다. 바르게 앉아야지,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야지, 책을 폈으면 끝까지 제대로 봐야지, 집중해야지 같은 지시가 반복되면 책을 보는 시간이 더 이상 자유로운 경험, 놀이 시간처럼 즐기는 시간이 아니게 됩니다. 검사받는 시간, 공부하는 시간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.
부모 역할과 올바른 독서 독립 유도하기
아이는 읽는 행위보다 읽는 분위기를 더 오래오래 기억합니다. 어릴 때부터 엄마가 무릎에 앉혀서 책을 읽어 주던 기억, 또 자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, 이런 좋은 감정들이 결국 책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만들어 줍니다. 그런데 글자를 읽기 시작하면서는 책을 읽어 주지 않고 하기 싫은 숙제를 하는 것 마냥 괴로운 기억으로 남으면 안 됩니다.
특히 여섯 살에서 초등 저학년쯤 부모의 도움 없이 이제 스스로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하는 책 독립이 시작되면서 간섭과 지적이 더 과도해지기 시작합니다. "이제 글자 읽을 줄 알잖아, 소리 내서 읽어 봐, 연습해야지"라는 말이 반복되면 결국 책은 아이에게 시험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. 일단 책을 볼 때는 소파에 기대서 보든 엎드려서 보든 누워서 보든 지적하지 않아야 합니다. 아이는 편해야 오래 봅니다. 그리고 완벽하게 읽기보다는 재미있게 읽는 경험을 남기는 게 좋습니다.
책을 통해 한글을 떼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. 글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가게 해야 합니다. 한글을 스스로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스스로 읽어보려는 모습이 종종 관찰될 때, 그 책을 스스로 읽어냈을 때 뿌듯함을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. "너 읽을 수 있잖아"가 아니라 "이걸 혼자 읽었다고? 대단한데"라는 반응이 필요합니다.
여섯 살에서 일곱 살쯤 되면 제법 글이 있는 책들이 수준에 맞습니다. 듣고 이해하고 이야기 나누는 인지 발달은 이미 그 정도 수준이 되지만 반면에 글자를 읽는 수준은 이제 초급 단계입니다. 그러면 평소에 엄마 아빠가 읽어 주던 자기가 보는 책들을 그대로 읽기 연습을 하는, 읽기 독립을 하는 첫 단계에서는 전혀 수준에 맞지 않습니다. 그래서 영아기, 유아기 초기에 보던 아이 책들 중에 아이가 정말 좋아했던 책들은 버리지 않고 당근에 팔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. 세네 살 때 엄마가 읽어줬던 책의 글의 정도가 스스로 글자를 읽기 시작하는 여섯, 일곱 살 초기 단계에서는 딱 맞기 때문입니다.
아이가 읽겠다고 좀 긴 책을 선택했을 때는 아이가 왼쪽 페이지, 엄마가 오른쪽 페이지 교차로 읽으면서 읽기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. 여기서 포인트는 스스로 책 한 권을 읽어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, 불편하지 않다, 즐겁다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. 그리고 충분히 혼자 읽을 수 있는 나이라도 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할 때는 함께 보면서 평가자가 아니라 공감자로서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.
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.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부모들이 좋은 책을 찾아보고 환경을 꾸미고 도서관에도 함께 가지만, 정작 부모는 책보다 스마트폰을 더 오래 보고 그 모습이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아이의 하루 속에서 어떤 환경이 더 강하게 각인될까요? 하루 10분이라도 좋으니 엄마 아빠가 책을 펴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. 그 짧은 10분이 아이에겐 '책은 즐거운 시간'이라는 메시지가 되고 결국 그것이 책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가장 좋은 환경입니다. 부모 도서를 읽어도 되지만 엄마 아빠도 책에 관심이 없으면 그 시간이 힘들 수 있으니, 아이가 평소에 잘 보지 않는 그림책을 펼쳐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.
아이의 독서 습관 형성은 필독서 리스트나 유명 전집보다 '엄마와 책을 보며 도란도란 나누던 따뜻한 공기'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. 책 선택권을 뺏지 않기, 권장도서 필독서에 집착하지 않기, 과도한 간섭하지 않기, 학습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기, 부모가 먼저 읽어보기, 이 다섯 가지만 실천해도 아이가 보이는 변화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.
[출처]
책 싫어하는 아이, 무심코 하는 행동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/ 이민주의육아상담소: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ZJY2msgh0ng